이새의 색 ❹
원단 위의 소금꽃
자연 염색한 천 위에 문양을 흩뿌리는 기법에 대하여
소금염이란 들풀, 돌, 열매, 흙을 활용한 자연 염색의 한 종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금을 재료로 삼아서 색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천 위에 소금을 뿌리고 녹이는 방식으로 무늬를 만들어 넣는 작업, 바로 이것이 소금염입니다. 방염의 일종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pattern
with
salt
소금염을 알기 전에 먼저, 방염 이해하기
방염은 문양을 내는 염색법의 총칭입니다. 이해하기 쉬운 납염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파라핀이나 밀랍을 액체 상태로 만들어 천 위에 군데군데 붓칠하고 굳힌 뒤, 그 위에 염색을 합니다. 납을 더한 자리는 색이 스며들지 못하므로 자연스레 무늬가 만들어집니다. 풀칠을 하거나 실로 시침질한 뒤 염색을 해서 무늬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소금염 역시 이런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 방염제 대신 소금을 원단 위에 뿌려 말리고, 소금이 앉은 자리에 색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셈입니다.
감물 염색 원단 위에 피는 소금 꽃
감물 염색한 젖은 천을 바닥에 편평하게 펴 놓은 뒤 천 위에 소금을 뿌려 둡니다.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소금이 녹으면서 문양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떤 문양을 만들어 낼 것인지는 소금의 마음입니다. 똑같은 문양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른바, 소금의 신비인 셈입니다.
값진 소금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소금 입자의 크키, 소금이 녹는 정도에 따른 염색 범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소금을 고르는 것 역시 좋은 풋감을 고르고, 발효하는 일만큼 중요한 과정입니다.
농사를 짓듯, 감물염 더하기 소금염
소금염은 특히 감물염과의 매치가 일품입니다. 다양한 톤의 붉은색이 매력적인 감염을 더욱 풍부한 색과 문양으로 표현할 때 소금을 활용합니다. 풋감을 으깨어 즙을 낸 후 원단을 담가 말리는 감물 자체의 과정도 꽤나 길지만, 뿌려 놓은 소금이 천으로 녹아들기를 기다리는 과정도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강한 햇볕과 자연의 바람 아래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무늬를 만나면 그간의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바뀝니다. 곡식을 억디 위해 한 해 내내 농사를 짓는 것처럼,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바로 소금의 문양을 입은 감물염입니다.
같은 문양은 없어서 더 의미 있는 자연의 옷
소금을 더해 무늬를 만든 천은 한날한시에 완성되었다고 해도 저마다 다른 모습니다. 사람은 다만 정성을 다했을 뿐 그 문양을 만드는 것은 소금과 볕, 바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재로 만든 옷들 역시, 패턴이 같아도 조금씩 다릅니다. 특히 밝은 컬러의 소금염은 입을수록 색이 점점 진하고 깊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소금염 옷을 입는 색다른 즐거움이자, 가치입니다.
플라스틱의 재발견, 재생합성섬유
착한 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