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의 색 ❷
보살피는 색, 감물염
몸이 더 좋아하는 감물 옷의 대하여
물들인다는 것은 색을 낸다는 뜻이지만 감으로 물들인 옷에는 빛깔 이상의 일화가 담깁니다. 보기에 좋더라, 하는 시각적인 개념을 넘어 입고 지내기에 좋은 합당한 이유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의 색, 감물염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 1
감물의 시작은 제주의 [일옷]으로부터
먹을 줄만 알았던 감으로 옷감을 물들이게 된 유래는 제주의 일옷이었습니다. 노동복에서부터 전파된 셈입니다. 감즙으로 물을 들인 옷은 [갈옷]이라고 불렀으며 제주 농어민들이 작업복 혹은 일상복으로 즐겨 입었습니다. 땀범벅이 되기 십상인 노동복에 주로 쓰였다는 것을 보면 감물 옷은 매우 실용적인 기능을 갖췄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 2
소취 & 항균 : 악취와 세균을 차단하는
체온, 공기, 바람, 기온 혹은 습도. 한 번 입은 옷에는 그날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썩 반갑지 않은 냄새가 남습니다. 하지만 감물염 옷은 악취를 차단해서 쾌적한 상태를 오래 유지합니다. 감의 떫은 맛에 함유된 수렴성 물질 탄닌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덕분입니다. 바이러스나 곰팡이균의 서식을 99.9% 차단하는 능력이 있어서 좀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는 것 역시 기억해 두어야 할 감물의 특장점입니다.
# 3
통기성 & 자외선 차단 :
빛은 막고 바람은 잘 통하는
바람이 들고나는 길을 열어주는 것 역시 감물염이 가진 순 기능입니다. 바람이 잘 통해서 시원하지요. 반면에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어 입는 자외선 차단제로 꼽힙니다. 더운 날, 감물 옷이 특히 더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 4
내구성 강화 : 꼿꼿하고 탄탄한
구김이 적고 꼿꼿한 질감을 유지합니다. 형태의 변형이 없어 안정적으로 입을 수 있으며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 5
감물의 색에는 반전이
물 없이 감즙의 원액만을 가지고 색을 내는 감물염. 흔히 접하는 색은 감 빛깔 혹은 조금 더 깊어진 진한 갈색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볕을 얼마나 들이는가에 따라 명도와 채도가 다른 색이 되기 때문에 물들이는 자의 마음이 색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물염 베이스에 또 다른 자연 염료를 매치해 다양한 패턴을 넣기도 하는데 이것이 이른바 복합염입니다. 또한 수채화 그림처럼 자연스러운 [색의 질감]이란 자연염이 가진 매력! 입으면 입을수록 부드럽게 정돈되는 색을 보게 되는 것도 감물의 특징입니다.
# 6
감물을 들이는 과정
1 감 수확은 떫은 맛이 드는 7~8월부터 9월 초가 최적. 탄닌 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입니다.

2 수확한 감은 무르기 전에 바로 즙을 냅니다. 전용 파쇄기에 넣고 물 없이 감즙만 착즙한 다음, 원단 주머니에 담아 짜서 과육을 거릅니다.

3 발효 감물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발효와 숙성 기간을 거쳐 완성되지만, 이새는 3년 이상 발효한 감물을 사용합니다. 발효에 따라 더욱 깊고 풍부한 색감을 만들어주는 까닭입니다.

4 특수 제조한 효소를 사용해 8시간 정도 직물을 밀봉해 두었다가 상온에서 염색합니다. 손으로 짜서 탈수한 뒤 하루 정도 햇볕에서 건조 시킵니다.

5 염색, 탈수, 건조 발색 처리 과정을 3~4회 반복!
끓는 물에 10-20초 정도 담갔다가 말리는 후처리 과정을 마치면 염색이 완성됩니다.
# 7
청도의 풋감과 제주의 땡감
감물의 색감이 서로 다른 것처럼 지역에 따라서도 조금씩 결이 다른 색이 됩니다. 이새 감물 염색은 제주와 청도, 두 지역의 방식을 차용하는데 먼저 제주 감은 땡감이라 부르는 떫은 감. 청도의 감에 비해서 조금 거친 느낌이 있지만 오래 된 전통으로 빚어낸 특유의 색감이 매력적입니다. 반면, 청도에서는 풋감을 사용해 장인의 방식으로 발효 & 숙성시킨 감물을 씁니다. 3년 이상 공들여서 숙성 시킨 뒤에 염색하기 때문에 기다림의 색이라고도 부릅니다.
감물 옷감은 매우 다양한 제품으로 태어납니다. 감물의 기능성이 부각되면서 옷은 물론, 패션 소품이나 인테리어용품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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