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의 색 ❶
흙으로, 진흙염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드는 고귀한 색
흙이 원래 검습니까? 더구나 진흙이란 게 어디, 이렇게 검던가요? 흰 옷을 입고 진흙탕을 뒹굴어 봐도 이토록 새까맣지는 않던데요. 혹시 [진흑염]인 건 아닌가, 의심해 보았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나는 먹색을 가진 이새만의 진흙염. 그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쉽고 빠른 길을 찾아서 사람이 만들어 낸 염색 기술. 가공된 약품의 힘을 빌어 색을 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자연을 훼손하고 사람과 지구에게 흠집을 내지요. 이새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멀리 가더라도, 좀 늦더라도, 반드시 자연의 색을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이새는 진흙염이 가능한 땅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났고 , 기어이 답을 찾아 냅니다.
먼저, 서랑염
서랑 추출물에다 푹 담그고, 자연의 볕 아래에서 말리고, 색을 입히고, 말리고, 삶고... 반복, 도돌이표! 예외 없이 치러지는 의식처럼 그렇게.
그리고 나서, 진흙염
긴 시간을 들여서 서랑 추출물로 염색을 마친 원단에 진흙을 바릅니다. 그것을 빨고 말리고 또 다시 진흙을 바르는 작업을 반복해요. 원하는 농도의 먹색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말이지요. 요령 같은 것은? 자연의 앞에서는 통하지 않지요. 이렇게 완성 되는 것! 바로 이새의 진흙염입니다.
진흙염은 자연이 먼저 하고, 사람이 돕습니다. 그래야만 색이 나는 마법이에요.
진흙염에 쓰이는 [서랑]은 한약재로도 사용합니다. 피부 보약인 셈이지요. 가려움증에 효과적이며 살균 작용은 물론, 벌레를 퇴치하는 능력도 있습니다. 입으면 처음엔 조금 빳빳하고 까칠한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입을수록 점점 더 부드러워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새는 진흙 실크를 가지고 여름의 옷을 많이 짓습니다. 땀을 많이 흘려도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 성질이어서 언제나 보송보송, 시원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물 세탁을 해가면서 입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여기에 덧붙여 [자주 세탁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특징을 가졌으니... 정말 성격 좋은 최상급의 소재라고 자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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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위의 소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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